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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문학 2012. 12. 25. 00:23
반짝반짝 빛나는저자에쿠니 가오리 지음출판사소담출판사 | 2002-02-18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눈부시진 않지만, 반짝반짝 빛나는!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글쓴이 평점 목메는 건빵엔 물도 필요 없어요. 네모난 몸에 배꼽이 두 갠지, 바늘로 찔러 만든 눈이 두 갠지. 건빵의 세상에는 습기가 없어요. 유리알처럼 톡! 치면, 틱! 하고 깨져버리는 건빵은 말도 없어요. 그래선 지도 몰라요. 건빵네 집에는 곰팡이도 없고, 물먹는 하마도 필요 없대요. 그런데 말이죠. 그렇게 메마르고 맛없는 건빵이 사람을 만나면 달라져요. 어떤 사람들은 건빵을 먹으며, 촉촉함이라곤 하나도 없는 음식에 물을 찾아요. 그렇지만 꼭 물이 필요한 건 아닐지도 몰라요. 반짝반짝 빛나는 별 하나를 입안에 넣고 있으면, 목마름이 사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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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문학 2012. 12. 25. 00:18
용의자 X의 헌신저자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출판사현대문학 | 2006-08-1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정교한 살인수식에 도전하는 천재 물리학자의 집요한 추적이 시작된...글쓴이 평점 오랜만에 말랑한 이야기였다. 추리 소설을 많이 읽지도 않았고, 그 분야에는 많은 관심도 없었다. 김전일-코난 류의 만화를 통해,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면서 진범을 밝히는 방식에 익숙했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달랐다. 아무리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형식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면, 감칠맛이 나는 게 사실이다. 나는 화학 조미료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직접적인 조미료 맛이 나서 싫다. 처음 화장실에서 이 책을 읽어 가면서 MSG같은 맛을 느꼈다. 그래도 다치바나 선생의 글에서 하나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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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문학 2012. 12. 25. 00:1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저자프리드리히 니체 지음출판사민음사 | 2004-01-02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으로, 유럽 문명의 몰락을 예언한 철학자 ...글쓴이 평점 고뇌의 한 달이었다. 제4부의 마지막, 573페이지의 끝에 인쇄된 문구가 유난히도 가슴을 때린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로써 끝난다.그리고, "모든 이를 위한, 그러나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책". 지금껏 그랬다. 모든 시련과 고통은 모르는 사이에 젖는 가랑비처럼 찾아든다. '차라투스트라'와의 만남에서 시작된 시련과 고통도 전과 다르지 않았다. '생각하는 즐거움'은 쾌락이다. 사물을 바라보고, 그 안에 담고 있는 사회적 약속─기호, 언어, 상징─을 나름대로 맞춰가는 쾌감은 형용불가다. 어쩜, 히로뽕 만큼의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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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 | 미셸 투르니에문학 2012. 12. 25. 00:11
상상력을 자극하는 시간저자미셸 투르니에 지음출판사예담 | 2011-11-28 출간카테고리시/에세이책소개새로운 시·공간으로 사유를 확장시키는 예술적 글쓰기!프랑스의 대...글쓴이 평점 놀이를 위한 책이다. 114개의 개념이 "생각의 거울"을 통해 옷을 하나씩 벗는다. 미셸 투르니에는 처음. 이 책으로 첫대면이다. 알지 못하는 작가의 글을 읽을 때면, 기묘한 흥분이 내 심장을 사로잡는다. 그 다음 순서는 작가와 나의 대화─기싸움─에 따라 다르다. 손 안에 쏙 들어오는 얇은 책은 두 종류다. 하나는 지하철을 타고 가며 30분 내로 읽을 수 있는 '간식용'. 하나는 문단 속의 문장, 문장 속의 단어, 단어와 행간 속에 숨은 이야기를 탐색해야 읽을 수 있는 '우주 식량용'. 이 책은 지구에서 시리우스까지 놀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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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비문학 2012. 12. 25. 00:06
부의 미래저자앨빈 토플러 지음출판사청림출판 | 2006-08-18 출간카테고리경제/경영책소개『미래쇼크』『제3의 물결』을 통해 일찍이 지식기반 사회의 도래를...글쓴이 평점 긴 여행을 다녀온 느낌이다. 8월의 마지막 날에 시작했던 여행은, 9월로 넘어와서야 끝났다. 참고문헌과 미주, 역자후기를 제외하고서도 570쪽. 앨빈 할배는 많은 얘기를 하고 있었다. 미래를 읽는 눈을 가진 마법사 멀린일까. 앨빈 할배는 너무나도 해맑게 웃으며 표정으로 말했다. "허허~ 이리와서 미래의 얘기 좀 들어보련?" 이 책을 쓰기위해 준비한 12년의 시간은, 겨우 10부의 목차로 요약되어 있었다. "부의 미래"는 밝단다. 앨빈 할배는 인간의 과학과 기술을 믿으며 다짐했다. 과학은 우리 머리 위를 날아가고 있다며, 조곤조곤한 말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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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을 위하여 | 마크 웨이틀리문학 2012. 12. 25. 00:04
아인슈타인을 위하여저자마크 웨이클리 지음출판사미토스북스 | 2006-05-2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기억 이식'이라는 소재를 모티브로 한 마크 웨이클리 소설. 지...글쓴이 평점 감기가 온다는 변명을 스스로에게 남기고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물론, 반백수 상태이기때문에 학교에 갈 의무는 없다. 10월 말까지 졸업논문만 제출하면 나의 5년 간 대학생활은 모두 끝난다. 머리가 딩딩했고, 추운듯 더웠다. 나는 어쨌든 옷을 입고 오후 4시에 집을 나섰다. 버스를 기다리며 읽기 시작한 『연애소설』을 보다가, 7호선 중화역에 도착해서 갑자기 어지러웠다. 식은땀이 흐르고 머리가 순간적으로 간지러웠다. 분명, 땀때문이다. 발길을 돌렸다. 이대로 학교에 가봐야 공부도 안될 것이 뻔한 일이었고, 집으로 향하는 게 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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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소설 | 가네시로 가즈키문학 2012. 12. 25. 00:00
연애소설저자가네시로 가즈키 지음출판사북폴리오 | 2006-02-1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나오키상 수상작인 《GO》와 《레볼루션 No. 3》, 《플라이,...글쓴이 평점 꿈을 꾼다. 나와 그녀는 손을 맞잡는다. 내가 가진 생명을 손으로 조금씩 흘리며, 그 사람의 삶을 이어간다. 저릿저릿한 느낌이 손을 휘감고, 그녀가 보내는 생명이 느껴진다. 아무런 말도 없다. 아니, 말은 이미 손으로 하고 있다. 차갑게 식은 그녀의 손은 작았다. 가끔 가만히 손을 대보면, 내 손가락 한 마디가 불쑥 나와서, 서로 헤헤거리며 두 눈을 감았다. 물이 끓는다. 부륵부륵대는 소리는 이제 낯설지 않다. 파블로프도 그렇게 개를 길들였다. 가스렌지의 불을 껐다. 가스밸브도 잠갔다. 아까 마시다가 놓아둔 물컵을 들고, 아직 남았던 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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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보여주는 손가락 | 김치샐러드비문학 2012. 12. 24. 23:58
그림 보여주는 손가락저자김치샐러드 지음출판사학고재 | 2006-08-05 출간카테고리예술/대중문화책소개명화를 읽는 탁월한 재치, 슬픔을 보듬는 따스한 해학으로 누리꾼...글쓴이 평점 나는 '글'을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글'보다 '그림, 사진, 영화'같은 시각매체가 훨씬 호소력 있음을 수긍한다. 책 표지를 보면, 번쩍 치켜들고 있는 검지에 자리잡고 있는 대머리가 눈에 든다. 눈동자 없이, 그대로 있으면 침이 흐를 것 같은 네모난 입과 오똑한 콧날. 이 책은 우울해서 재밌다. '이 녀석은 대체 뭐냐고 김치샐러드 씨에게 다짜고짜 묻고픈 충동이 온몸을 찔러댔다. 인내는 쓰나, 열매는 달다던 말이 맞았을까. 책장을 덮고 결론을 내렸다. 홀로 우뚝 선 검지 손가락은 이 책의 모든 내용을 상징하는 방향키였다. 책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