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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후 세상 | 중앙SUNDAY 미래탐사팀 지음비문학 2011. 12. 31. 15:50
10년후세상개인의삶과사회를바꿀33가지미래상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지은이 중앙일보 중앙SUNDAY 미래탐사팀 (청림, 2012년) 상세보기 사람은 늘 불안합니다. 가죽팬티 입고 손에 돌도끼 들고 다닐 적부터 사람은 불안했을 겁니다. 오늘은 과연 배불리 먹을 수 있을까. 오늘도 무사히 넘길 수 있을까. 생존에 관한 불안감을 시작으로 농경시대를 지나고 산업사회를 살면서 불안감의 수준과 범위도 늘어난 것이겠지요. 저축해 놓은 쌀을 빼앗길까 걱정했던 불안감은 점점 자라나서, 다른 사람들보다 못나면 어쩌나 하는 '사회지위 불안감'까지 이르렀을 겝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알랭 드 보통의 를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아주 오래전부터 어른들이 사회를 이끌었습니다. 힘이 더 세고, 돈이 더 많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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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2. 13 밤, 아이유를 보다 부끄러워졌다.無序錄 2011. 12. 31. 15:40
2011. 12. 13, 에 "아이유"가 나왔다. 왠지 사람의 결이 곱다-라는 느낌을 받았던 터라, 그의 이야기를 쭉 들었다. 즐거웠던 이야기부터 힘든 시간들, 그리고 지금과 앞으로의 소망까지. 방송이라 꾸밈이 있지 않을까-라고 의심하기조차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맑게 느껴졌다. 18살을 넘기면 모든 사람의 기본적인 지적 능력은 같다고 생각한다. 다만 사람들의 차이는, 성품의 타고난 결과 닦음의 노력 차이 때문이라고 믿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나를 돌아보게 됐다. 그와 나는 10년의 거리가 있다. 그런데 조약돌처럼 반질거리는 그의 결을 볼수록 내가 부끄러워진다. 품성의 결은 책을 많이 읽었다고, 더 많은 세월을 겪어냈다고 고와지는 게 아니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나의 20대는 이제 18일 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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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의 준비와 기본기에 대하여無序錄 2011. 12. 31. 15:39
논술은 고등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는 도구입니다. 잘 만들어진 선택형 문제도 고등사고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다만, 논술은 글을 읽고, 질문에 대한 답을 쓴다는 점에서 더 다양한 능력을 평가할 수 있습니다. 보통 우리나라 학생들은 문제를 읽고 4~5개의 답지에서 답을 골라내는 문제에 익숙합니다. 게다가 자신의 생각을 한 편의 글로 써본 경험이 적기 때문에, 논술에 대해 막연한 부담감을 갖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요즘처럼 수능이 끝난 시점부터 논술학원이 흥행하는 것이겠지요. 정말 큰 문제는 논술에 '정답이 없다'는 겁니다. 다른 평가 도구와는 다르게 논술에는 정답이 없습니다. 출제자가 제시한 질문과 자료를 읽고, 스스로 판단을 하고 주장을 만들고 근거를 찾아서 알기 쉽게 표현하는 과정입니다. 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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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10. 26. 재보선 / 허균의 호민론無序錄 2011. 12. 31. 15:37
천하에 두려워할 대상은 오직 백성뿐이다. 백성은 홍수나 화재 또는 호랑이나 표범보다도 더 두려워해야 한다. 그런데도 윗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백성들을 업신여기면서 가혹하게 부려먹는데 어째서 그러한가? 이미 이루어진 것을 함께 즐거워하고 늘 보아 오던 것에 익숙하여, 그냥 순순하게 법을 받들면서 윗사람에게 부림을 당하는 사람은 항민(恒民)이다. 이러한 항민은 두려워할 것이 없다. 모질게 착취당하여 살가죽이 벗겨지고 뼈가 부서지면서도 집안의 수입과 땅에서 산출되는 것을 다 바쳐서 요구에 이바지하느라, 혀를 차고 탄식하면서 윗사람을 미워하는 사람들은 원민(怨民)이다. 이러한 원민도 굳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자취를 푸줏간 속에 숨기고 몰래 딴 마음을 품고서, 세상을 흘겨보다가 혹시 그 때에 어떤 큰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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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싫은 사람과 마냥 좋은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無序錄 2011. 12. 31. 15:35
얼굴만 봐도 기분나쁜 사람이 있고, 목소리만 들어도 기분좋은 사람이 있다. 이상한 일이다. 거창하게 심리학 이론을 끌어오지 않더라도 누구나 본능적으로 알 수 있을 것 같다. 그냥 싫은 사람과 마냥 좋은 사람은 몇 가지 뚜렷한 차이가 있다. 요즘 사회에서는 사람을 뽑을 때 증명할 수 있는 기준을 요구한다. 구직자들이나 학생들은 기를 쓰고 자신의 스펙(specification : 제원, 사양)을 올리기 위해 노력한다. 토익, 학점, 공모전 수상 따위로 자신의 능력을 수치나 이력으로 증명하기 위해 뛰어다닌다. 사기업의 경우엔 그렇고, 공기업이나 공무원 시험은 약간 다르긴 하지만 '능력의 수치화'가 선발의 관건인 건 부정할 수 없다. 아쉽다. 그렇게 똘똘한 인재들을 뽑아서 회사는 잘 굴러가고 있을까. 사람을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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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새로운 준비를 위한 의식無序錄 2011. 12. 31. 15:33
아침에 출근하러 길을 나서면서 하늘을 쳐다봤다. 군에 들어오면서 시작한 하늘 쳐다보기는 어느새 습관이 되어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여름의 태양도 이제 한풀 꺾였고, 언제오나 기다리던 가을이 코 앞까지 찾아 들어와 있었다. 부대전출 명령이 떨어졌다. 소위로 임관해서 이곳에 온지 2년. 동기들의 대부분과 대다수의 후배들은 소대장으로, 대대급 참모로 군생활을 정리할 참이다. 연대 교육장교직을 마무리 하고, 전역 준비를 하려던 순간에 다시 옮겨가라는 명령. 딱 두 가지가 떠올랐다. 여자친구와 커피. 미안했다. 마냥 남자친구 군에 있으니 기다리라는 쿨한 모습을 보이기에는 너무 미안했다. 며칠이나 머릿속이 하얗게 바랬다. 여자친구도 나도. 업무가 일찍 끝난 오전, 숟가락으로 삽질하듯 입으로 밥과 국을 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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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으를 수 있는 권리를 찾기 위한 노력―경제 기반 변천사無序錄 2011. 12. 31. 15:32
조금씩 확신하게 되는 게 있다. 내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사회는 결코 한 순간에 이루어지지 않았고, 어떤 한 분야가 갑자기 보다 높은 차원으로 진보하지도 않는다는 생각이다. 물론 다른 누군가가 비슷한 말을 했겠지만, 아직 읽지 못했다. 지금 발을 디디고 있는 공간과 순간만 살펴보면 변화를 알아채기 어렵다. 변화는 혁명처럼 순식간에 달라지는 것보다 풍화, 퇴적, 침식같이 오랜 시간의 축적으로 달라지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인류는 지금까지 보다 더 게을러지기 위해 노력해왔다. 생존을 위한 먹이마련으로부터 거리를 두기 위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한 것이, 인류 경제사의 핵심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수렵, 채취하던 시절은 정말 바쁘게 보내지 않았을까. 매번 끼니마다 뭘 어떻게 구해 먹을지 끝없이 고민했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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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치 한 병에 담긴 주절거림無序錄 2011. 12. 31. 15:29
퇴근 길에 편의점에 들렀다. 대학 다니던 시절, 술은 마시고 싶지만 취하고 싶지는 않아서 마시기 시작한 "후치" 오렌지. 편의점 통로를 서성이며 간식거리를 찾다가 냉장고 앞에서 걸음이 멈췄다. '그래, 오랜만이다. 마시고 편하게 자자.' 홍대 앞 클럽에 드나들며 사마셨던 6~7천원 그 가느다란 것이 삼천 원이다. 세월이 나의 마음까지 갉았나 보다. 싼 것에 눈과 마음이 움직인다. 샴푸와 칫솔, 그리고 후치 오렌지 한 병을 계산한 뒤에 서류 가방에 찔러 넣었다. "안녕히 계세요." 또 언제 볼지 모르는 아르바이터에게 약간의 진심이 담긴 인사를 남기고 문을 닫았다. 집까지 걸어들어가며 옛 생각에 잠겼다. 그저 무턱대고 노래가 좋고 친구가 좋아 밤을 낮 삼아 뛰다니던 그때가 떠올랐다. 톡 쏘는 탄산과 알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