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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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교육 | 로맹 가리문학 2012. 12. 25. 00:55
유럽의 교육저자로맹 가리 지음출판사책세상 | 2003-04-1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전쟁이라는 불행에 맞서는 열네 살 소년이 던지는 평화의 메시지....글쓴이 평점 교육은 엄청난 잠재력이 있다. 인간이란 종족은 정말 연약한 젖먹이 동물이다. 다른 포유동물과 다르게 보호기간이 엄청나게 길다. 그 어마어마한 보호 기간 동안, 어린 사람은 교육을 받게 된다. 어느 쪽으로든 강인한 모습을 갖추도록 강요받으며 십 년을 넘게 교육받는다. 한 개체의 정신을 지배할 수도 있을 만큼 강력한 힘을 지닌 교육은 때론 두려워지기도 한다. #1. “중요한 것은 어떤 것도 사라지지 않는다.” 이 책의 모든 부분에서 배어나는 한 마디였다. 사랑, 배려, 자비, 평화 같은 것들은 굉장히 연약하다. 전쟁 통에서는 전혀 무가치한―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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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 로맹 가리문학 2012. 12. 25. 00:49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저자로맹 가리 지음출판사문학동네 | 2007-10-31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 잘 알려진 작가, 로맹 가리 단편선 ...글쓴이 평점 270쪽이 채 되지 않는 평범한 종이뭉치에 담긴 16편의 단편소설. 어느 것 하나 버릴만한 것이 없고, 깊은 사색과 음험함이 담겨있다. 로맹 가리는 읽는 사람에게 불친절하다. 독자는 단편 하나를 읽어가다가, 200자 원고지 분량으로 3장정도 남은 부분에서부터 뒤통수를 조심해야 한다. 나 따위의 반전은 번쩍하는 순간에, “아! 그랬구나!”하고 단발의 비명이라도 지를 수 있지만, 로맹 가리는 완전 범죄를 꿈꾸는 불친절한 아저씨다. 그래서 음험하다―솔직히 고백하면, 더 적절한 단어를 찾는데 실패했다―. 표제작 를 시작으로 16편의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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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팬 | 제임스 매튜 배리문학 2012. 12. 25. 00:46
피터 팬저자제임스 매튜 배리 지음출판사시공주니어 | 2005-11-29 출간카테고리아동책소개꼼꼼한 완역이 눈에 뛰는 세계 명작『네버랜드 클래식』시리즈 제2...글쓴이 평점 꿈꾸는 아이들만 갈 수 있는 그곳에는 피터 팬이 살고 있다. 언제나 현실에만 충실한 그 친구는 시간과 꽤 멀리 떨어져서 세상을 바라본다. 네버랜드에서 사는 피터 팬은 반짝이 가루를 뿌리고 하늘을 마음껏 날 수도 있고 해적들을 해치우며 신나는 모험도 하지만, 얄궂은 면이 있는 녀석이었다. 아마도 이 녀석이 요즘 학교에 들어간다면, 왕따는 맡아둔 게 분명할 거다. 현재에 충실한 사람에게 과거는 의미가 없다. 어린이에게 과거는 순식간에 잊혀진다. 아이가 손에 막대사탕을 쥐고 먹는 모습을 떠올려 보면, 더욱 확실해진다. 막대사탕을 계속 더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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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들 | 요시다 슈이치문학 2012. 12. 25. 00:26
일요일들저자요시다 슈이치 지음출판사북스토리 | 2011-04-2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요시다 슈이치의 화제작『일요일들』. 공통점이라고는 도쿄에 사는 ...글쓴이 평점 일요일. 언제부터였는지 기억나지 않지만, 분명한 느낌이 있다. 달력 왼편에 늘어선 일요일들을 바라보고 있으면, 희망이 떠오른다. 물론, 그 희망이 상쾌한 아침에 막 짜낸 오렌지 주스같은 느낌이라면, 참 좋겠다. 이건 판도라 탓이다. 그래도 '헛된 희망'만큼은 상자 속에 꼭꼭 숨겨둔 덕분인지 언제나 희망만큼은 밝다. 야무진 꿈을 깨뜨리는 건, 죽음 같은 핸드폰 알람이긴 하지만. 넥스트의 그 노래가 떠올랐다. 11월의 일요일 오후면, 일 년에 한 번은 '얄리'가 떠오른다. 초등학교 앞에는 수요일 오후가 되면, 병아리 파는 아저씨가 왔다. 삑─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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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짝반짝 빛나는 | 에쿠니 가오리문학 2012. 12. 25. 00:23
반짝반짝 빛나는저자에쿠니 가오리 지음출판사소담출판사 | 2002-02-18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눈부시진 않지만, 반짝반짝 빛나는!요시모토 바나나, 야마다 에이...글쓴이 평점 목메는 건빵엔 물도 필요 없어요. 네모난 몸에 배꼽이 두 갠지, 바늘로 찔러 만든 눈이 두 갠지. 건빵의 세상에는 습기가 없어요. 유리알처럼 톡! 치면, 틱! 하고 깨져버리는 건빵은 말도 없어요. 그래선 지도 몰라요. 건빵네 집에는 곰팡이도 없고, 물먹는 하마도 필요 없대요. 그런데 말이죠. 그렇게 메마르고 맛없는 건빵이 사람을 만나면 달라져요. 어떤 사람들은 건빵을 먹으며, 촉촉함이라곤 하나도 없는 음식에 물을 찾아요. 그렇지만 꼭 물이 필요한 건 아닐지도 몰라요. 반짝반짝 빛나는 별 하나를 입안에 넣고 있으면, 목마름이 사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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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문학 2012. 12. 25. 00:18
용의자 X의 헌신저자히가시노 게이고 지음출판사현대문학 | 2006-08-10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정교한 살인수식에 도전하는 천재 물리학자의 집요한 추적이 시작된...글쓴이 평점 오랜만에 말랑한 이야기였다. 추리 소설을 많이 읽지도 않았고, 그 분야에는 많은 관심도 없었다. 김전일-코난 류의 만화를 통해,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면서 진범을 밝히는 방식에 익숙했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달랐다. 아무리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형식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면, 감칠맛이 나는 게 사실이다. 나는 화학 조미료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직접적인 조미료 맛이 나서 싫다. 처음 화장실에서 이 책을 읽어 가면서 MSG같은 맛을 느꼈다. 그래도 다치바나 선생의 글에서 하나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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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니체문학 2012. 12. 25. 00:14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저자프리드리히 니체 지음출판사민음사 | 2004-01-02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신은 죽었다!라는 선언으로, 유럽 문명의 몰락을 예언한 철학자 ...글쓴이 평점 고뇌의 한 달이었다. 제4부의 마지막, 573페이지의 끝에 인쇄된 문구가 유난히도 가슴을 때린다.『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이로써 끝난다.그리고, "모든 이를 위한, 그러나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책". 지금껏 그랬다. 모든 시련과 고통은 모르는 사이에 젖는 가랑비처럼 찾아든다. '차라투스트라'와의 만남에서 시작된 시련과 고통도 전과 다르지 않았다. '생각하는 즐거움'은 쾌락이다. 사물을 바라보고, 그 안에 담고 있는 사회적 약속─기호, 언어, 상징─을 나름대로 맞춰가는 쾌감은 형용불가다. 어쩜, 히로뽕 만큼의 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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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인슈타인을 위하여 | 마크 웨이틀리문학 2012. 12. 25. 00:04
아인슈타인을 위하여저자마크 웨이클리 지음출판사미토스북스 | 2006-05-25 출간카테고리소설책소개'기억 이식'이라는 소재를 모티브로 한 마크 웨이클리 소설. 지...글쓴이 평점 감기가 온다는 변명을 스스로에게 남기고 나는, 학교에 가지 않았다. 물론, 반백수 상태이기때문에 학교에 갈 의무는 없다. 10월 말까지 졸업논문만 제출하면 나의 5년 간 대학생활은 모두 끝난다. 머리가 딩딩했고, 추운듯 더웠다. 나는 어쨌든 옷을 입고 오후 4시에 집을 나섰다. 버스를 기다리며 읽기 시작한 『연애소설』을 보다가, 7호선 중화역에 도착해서 갑자기 어지러웠다. 식은땀이 흐르고 머리가 순간적으로 간지러웠다. 분명, 땀때문이다. 발길을 돌렸다. 이대로 학교에 가봐야 공부도 안될 것이 뻔한 일이었고, 집으로 향하는 게 옳..