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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험한 심리학 | 송형석
    비문학 2012. 10. 17. 16:51




    위험한 심리학

    저자
    송형석 지음
    출판사
    청림출판 | 2009-11-10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당신의 진짜 마음이 궁금하다! 부드러운 인간관계를 만드는 유쾌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인상깊은 구절

    사람들을 보다 보면 이런 점을 많이 느낀다. 정말 선한 자와 정말 악한 자의 기본적인 성격은 비슷하다든가, 독재자와 민주투사의 기본적인 성격은 비슷하다든가 하는 식이다. 다들 아는 얘기지만 학생운동을 열심히 하던 사람들이 나중에 정치에 입문하고 나면 오히려 더 비민주적인 행동을 하고 있는 경우를 심심찮게 보게 된다. 인간들은 그럴듯한 명목으로 행동을 하지만 그 뒤에 있는 무의식적인 욕망을 눈여겨보다 보면 그 사람이 평소 주장하는 이야기나 신념이 다 부질없어 보인다. -p.216

     

      학교에서 공부만 할 때는 모른다.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 얼마나 힘들고 골치아픈 일인지 모른다.  중, 고등학교를 거치며 대학생이 되고나서도 편한 사람만 만나며 자기 생활을 꾸려갈 수 있다.  물론 그렇게 해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을 사귈 수 있는 거의 생애 유일한 기간이 학창시절일지 모르겠다.  마음이 맞는 사람들만 편식하듯 교우관계를 맺어도 된다.  그러나 어찌됐든 간에 학교 문을 벗어나면 사바나 초원에 홀로 남겨진 어린사슴처럼, 시베리아 한 바닥에 조난되어버린 어린아이처럼 되고 만다.

     

      어른들이 쉽게 얘기하는 "사회는 정글론"에 쉽게 고개가 끄덕여지는 시점이기도 하다.  왜일까.  뭐가 그렇게 대학까지, 또는 대학원까지 마친 인재들을 힘들게 할까.  아마, 세상 인구 대부분이 공감하지 않을까 싶다.

    사람을 힘들게 하는 건 사람이다.

     

      사람의 성향은 원형 스펙트럼을 그리는 것 같다.  360도의 원처럼 1번부터 360번까지의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등을대고 원형으로 서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자기가 그 중에 한 명이라고 가정하면, 분명 좌우로 6~7명까지는 얼추 말도 마음도 잘 통할 것이고, 아예 얼굴 한 번 못 볼 정반대 편의 사람은 존재 자체를 갸우뚱하고 있을 것만 같다.

     

      일과 사람, 두 가지 중에 더 어려운 건 "사람"이라고 여러 곳에서 얘기한다.  데일 카네기 아저씨의의 <인간관계론> 첫머리에 옮긴이는 이런 말을 한다.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는 데는 많은 노력을 기울이지만, 인간경영 노하우를 체득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적은 노력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p.4, <카네기 인간관계론> 옮긴이의 말

     

      인종도 다양하지만, 인간 성격은 더 다양하다.  일목요연하게 사람을 분석하고 분류하기란 거의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저자 말처럼, 또는 과학과 의학의 힘을 믿는 사람들의 상상처럼 뇌과학의 비약적인 발전이 있다면 가능할 것 같기도 하지만.

     

      이 책 <위험한 심리학>에서는 곁에서 보기에 평범하고 친절한 사람들 얘기는 거의 없다.  저자의 이력과 책을 쓴 의도는 다분히 프로이트와 닮았다.  정상범주에 드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보다 약간 대하기 어렵거나 껄끄러운 사람들에 대한 얘기를 주로 한다.  저자인 정신과 의사가 "이러이러한 유형의 사람은 대하기가 어려우니 되도록이면 피하기를 바랍니다"는 소견을 적극 표현하기도 한다.

     

      처음 책을 읽고 나면 독자의 반응은 두 가지로 갈릴 것 같다.  하나는 "오, 맞아.  내 주변에도 이런 사람이 있어.  그 인간이 이래서 그랬던 거구나"하는 긍정파와 또 다른 하나는 "에이, 이게 뭐야.  이런 인간들은 내가 잘나서 볼 일을 만들지 않으면 되잖아"하는 부정파.  나는 전자였다.  책을 읽어가면서 내 주변의 몇몇 사람들의 행동과 어투를 떠올렸다.  고개를 끄덕이기도 하고.

     

      가볍고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정신분석서다.  사회 정글론에 주석 한 켠을 차지할 수도 있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위험인간들은 되도록이면 사회생활하면서 마주치지 말자.  재밌는 글솜씨, 무언가 비꼬는 듯하면서도 툭 내던지는 진지함이 매력적인 책이다.

     

     

    <책에서>

     

      상태의 특성을 잡아내는 중요한 원칙 가운데 하나는 어딘가 모순된다고 느끼는 점을 공략하는 것이다.  -p.23

     

      과학이나 이론이라는 것이 가설을 세우고 하나씩 입증해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지금도 가설을 세워나가는 것에 저항감을 느끼거나 주저하지 말라고 충고하고 싶다.  사람을 파악하는 순서는 상대의 사소한 특징이라도 놓치지 않고 잘 잡은 후 너무나 당연해 보이는 가설을 세운 다음, 이를 중심으로 그 다음 생각을 펼쳐 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p.31

     

      결론적으로 사람은 사실을 냉철하게 판단하기보다 자기가 원하는 것에 더 충실하게 반응한다.  ……자신에게 그럴듯하게 들리는 결론은 최후까지 보류하라는, 그러니까 함부로 결정을 내리지 말고 신중하라는 것이다.  -p.35

     

      대화 사이의 간격이 길어지면, 즉 대답이 늦어지면, 상대는 내가 '너와 대화하는 게 지루해, 빨리 이 자리에서 벗어났으면 좋겠어'라고 생각하는 것처럼 보인다.  사람은 말이나 행동의 반응이 즉각적으로 오지 않으면 부정적인 반응으로 인식하고 불안해하는 습성이 있다.  -p.40

     

      상대가 주로 쓰는 단어가 무엇인지 잡아낸 다음, 그 단어의 특성을 분석하라.  혹은 그 사람이 쓰는 단어 가운데 남들이 잘 쓰지 않는, 특별히 강렬한 것이 있다면 이 역시 눈여겨보라.  말에는 그 사람의 사고방식이 모두 녹아있다.  -p.53

     

      자신만의 특정 질문을 만들어 여러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물어본다.  사람들의 답변과 그 사람의 성격 간에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아본다.  상대에게 직접적으로 속마음을 물어볼 수도 있다.  속마음을 보이기 싫어하는 상대라도 최소한 자기 마음의 한 조각 정도는 보여준다.  -p.71

     

      최근에야 깨달은 사실이지만, 인간이란 거짓말을 해서라도 자신이 괜찮은 사람임을 믿고 싶어하는 존재인 것 같다.  그러한 증거가 별로 없는데도 불구하고, 사람은 무슨 수를 써서라도 자신이 올바르다는 사실을 절규에 가까울 정도로 외치고 다니는 것이다.  -p.88

     

      타인에 대한 도전적인 태도는 두 가지 조건이 있어야 완성된다.  더 이상은 지고 살 수 없다는 절박감 그리고 타인의 감정 따위는 이해하고 싶지 않다는 단순함.  이런 사람들은 어린 시절 부모에게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느낌을 받으며 자란 경우가 많다.  -p.102

     

      꼬마 입장에서도 자신이 예쁘다는 것이 얼마나 큰 무기인지 잘 알고 있다.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가서 귀여운 얼굴로 칭얼거리고 삐친 척하면 모두가 넘어간다.  이렇게 시작한 인생은 초등학교를 지나 얼굴의 변화가 오면서 많은 갈등을 낳는다.  어릴 때는 참 귀여웠던 얼굴이 점점 평범한 얼굴로 변하는 경우, 그 아이는 인생의 외로움을 깨달아버린다.  초등학생 때 전교 1등 하던 아이가 고등학교에 올라가 반에서 15등 할 때의 마음이랄까.  -p.124

     

      나는 평소 세상에는 사 가지 타입의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좋은 놈, 나쁜 놈, 짜증나는 놈.  앞의 두 사람은 참 편한데 마지막 놈이 항상 문제다.  이놈들은 자기가 좋은 놈인 줄 알거든.  -p.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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