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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경제학자를 위한 경제학사전 | 장 마크 비토리
    비문학 2012. 1. 4. 01:20


    비경제학자를 위한 경제학사전
    국내도서>경제경영
    저자 : 장 마크 비토리(Jean-Marc Vittori) / 박수현역
    출판 : 경영정신 2009.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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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상깊은 구절

    도덕 (morality) : 경제에는 어울리지 않는 개념 경제는 어떤 도덕적인 목적도 갖고 있지 않다. 경제는 그저 인간 사회를 위한 자원 배분 및 활용, 생산 시스템일 뿐이다. 경제에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은 파이프에게 친절할 것을 요구하는 것과 같다. -p.310

     

    같이 읽으면 좋은 책

     

     

     

      점점 결혼하기 어려워진다. 결혼 적령기는 갈수록 높은 나이로 올라가는데 임금은 올라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88만원 세대. 진심으로 좌절할 만큼 잔인한 사회의 진실이 드러나기도 했던 요즘, 다시 한 번 세상의 축이 "경제"임을 깨닫는다. 완전한 성인으로 인정받기 위해 "경제적 독립"이 필요하다. 경제학자에 버금가는 상식이 강요되는 지금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한 모금의 물이 될 듯한 책이다.

     

      "비경제학자를 위한 경제학 사전"에 담긴 내용은 쉽지 않다. 경제학을 전공하지 않고, 평소 신문을 접하지 않았다면 쉽사리 이해하기 어려울 듯하다. 경제 용어와 현상들을 전문적 학술어를 되도록 자제하려 했다. 그러나 꽤나 많은 부분이 비유와 상징으로 기술된 이 책의 내용을 정확히 알고 싶다면, 맨큐 아저씨의 "경제학" 한 번은 읽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철저한 자본주의자와 경제학자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약간 기분 상할 수도 있다. 궤변에 가까운 내용도 몇몇 보이고, 경제학자들의 자부심을 긁어대는 내용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나는 경제학을 움직이는 축에 낀 사람이 아니라, 적극 긍정하는 부분이 많았지만.)

     

      책의 구성은 단순하다. 알파벳 순서로 항목들이 나열되어 있고, 각 항별로 2쪽에서 8쪽까지 저자 마음대로 기술하고 있다. 서문에서 저자가 밝힌 것처럼, 이 책은 '사전'이다. 다만 이 사전에 실린 단어들은 대부분 '우리의 일상(특히 프랑스인들의) 곳곳에 침투해 있는 것들로 대로는 왜곡되고, 오용되고, 때로는 증오의 대상이 되어 본래 의미를 상실한 단어들'이다. 게다가 어떤 통계적, 과학적 결과를 통해 단어들이 선정된 것도 아니며, 객관성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 재밌다. (책을 읽는 부분에서 재미는 상당히 중요하다.)

     

      기존의 통념을 깨뜨리는 일은 회가 동한다. 장난꾸러기와 같은 기질일 수도, 좌파에 가까운 딴지일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딴죽걸기가 새로운 이해와 발전을 이끈다고 믿는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이해하고 있는 개념들은 각자의 이해에 따라 조금씩 달라진다. 그렇기 때문에 종종 오해가 벌어지는 게 아닐까.)

     

      이 책이 만약 우리나라에서 베스트 셀러가 된다면, 정말로 사람들이 책을 많이 사서 읽는 것의 증거가 되지 않을까 싶다. 492페이지에 1,9000원, 게다가 가볍지도 않은 이 책이 많이 팔린다면 다시 한 번 분석 포스트를 써야 할 것 같다. 경제학이란 내용 자체의 난해한 점을 건드리는 것과, 프랑스 저자의 자국내 사정을 분석에 많은 페이지를 할당하고 있다는 부분 때문에 이런 걱정을 해본다.

     

      저자가 제시하는 새로운 개념들은 꽤 신선하다. 컨테이너에 대한 정의는 간결, 명료, 산뜻하기까지 하다. 곁에 두고 가끔씩 궁금한 사항들이 있거나, 다른 사람들에게 색다른 의견을 제시하고 싶을 때 참고하면 좋을 책이다.

     

    <책에서>

     

    풍요 (abundance) : '경제'의 반대말

      오랫동안 인간은 '풍요의 뿔'을 꿈꾸며 살아왔다. 그러나…… '풍요의 뿔'(cornucopia)은 경제법칙 중에서도 가장 가혹한 '수확체감의 법칙'과 모순되는 꿈이다. 어떤 일을 할 때 처음 몇 시간이 마지막 몇 시간보다 더 효율적. -p.13

     

    미국화 (Americanization) : 1950년대 이래 약화 일로에 있는 세계적 흐름

      우리는 '탈세계화'가 아니라 '탈미국화'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탈미국화는 세계뿐 아니라 세계화 자체에도 영향을 미친다. 세계화는 계속된다. 그러나 더 이상 미국이 세계화를 주도하지는 않는다. -p.27

     

    컨테이너(container) : 세계를 여는 상자

      컨테이너가 없었다면 결코 교역은 그렇게 빨리, 광범위하게, 낮은 비용으로 발달할 수 없었을 것이다. 물론 정보교환에는 인터넷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그러나 상품 교역에 있어 세상을 여는 것은 인터넷이 아니라 철로 만들어진 커다란 상자다. -p.75

     

    경제적 애국심 (economic patriotism) : 연료가 필요한 불꽃

      지도자가 애국심에 호소할 때는 전쟁과 희생을 정당화하기 위함이다. '경제적 애국심'은 결국 경제 전쟁을 암시한다. 즉, 경제 전쟁에서 조국을 방어해야 하는 것이다. -p.113

     

    경제학자 (economist) : 헛되이 과학자이기를 꿈꾸는 연구자

      맨큐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경제학자는 과학자이기보다 엔지니어로서 훨씬 더 설득력이 있다. 경제학자는 시장의 엔지니어다. 경제학자의 능력은 시장이라는 자원배분 메커니즘이 더욱 원활하게 작동하고, 효율적이면서도 지나치게 억압적이지 않은 경쟁 규칙이 구축되도록 돕는 것이다. -p.121

     

    여성 (female) : 경제 분야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젠더

      경제 분야에서 여성 지도자의 수가 적은 이유는?

    1. 진짜 권력은 여성의 진출이 활발한 분야인 교육, 의학, 정치가 아니라 경제에 존재하기 대문이다.

    2. 오늘날의 경제학은 대체로 무미건조하고 추상적이다.

    ※ 오늘날 여성들이 경제학에 진지한 관심을 갖지 않는 것은 경제학이 너무도 유용하지 못하고, 타당성이 떨어지며, 영향력이 부족하기 때문. -p.153

     

    공짜 (free) : 아직 유료가 아닌 것 혹은 다른 지역이나 사람이 지불하는 것

      무료처럼 보이는 거의 모든 상품이나 서비스는 사실 유료이거나, 나 아닌 다른 사람들이 대신 값을 지불한다. -p.160

     

    지적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 rights) : 생각을 발전시키기 위한 당근

      최초의 지적재산권은 다름 아닌 요리 레시피에 대한 것이었다. BC 210년 역사가 필라르크에 따르면 "어떤 요리사가 새롭고 맛있는 요리를 개발할 경우 다른 요리사들이 1년 동안 그 요리를 만드는 것이 금지되었다." -p.215

     

    게으름 (laziness) : 발전의 첫 번째 동력

      경제에서 게으름은 중요한 미덕이다. 노동력을 회복하기 위해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할 경우가 있다. 만약 게으름이 정말로 나쁜 죄악이었다면 신이 7일째 되는 날 천지창조를 중단했을 리가 없다. -p.259

     

    사치품 (luxury) : 누구나 접근 가능한 불필요한 것

      사치품을 용인할 수 없는 낭비의 상징으로 증오해야 하는가? 빅토르 위고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사치품에 대한 증오는 현명한 것이 아니다. 사치품의 증오는 예술의 증오를 함축하기 때문이다." -p.284

     

    시장 (market) : 경제라는 공구상자의 망치

      망치를 좋다 나쁘다 할 수 없는 것처럼 시장은 도구일 뿐 가치판단의 대상이 아니다. 망치의 작용은 누가 망치 자루를 잡고 있느냐에 좌우된다. 시장도 마찬가지다. -p.2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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