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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기
- 생각을 낳는다.
- 숨을 고른다.
- 땅을 느낀다.
- 주변을 돌아본다.
- 타인에게 눈길이 간다.
- 다감각, 다운동이 동시 가능하다.
- 정적이다.
달리기
- 생각을 잊는다.
- 고민을 고른다.
- 공기를 느낀다.
- 나를 돌아본다.
- 세상이 뒤로 밀린다.
- 한 가지 감각, 운동만 가능하다.
- 동적이다.
"걷는다"는 움직임은 정말 생산적인 일이다. 천천히 걸음을 내딛으며, 한 걸음에 한 마디의 생각을 한다. 발걸음은 하나의 발자국을 만들어 낼 때마다 땅을 느끼고, 자극을 받는다. 돌멩이의 자극이 신발을 지나 발바닥과 발가락을 간질이고, 걷다가 눈에 드는 뜰꽃은 뇌를 자극하는 향신료가 된다. 걸어가는 일은 그 자체로 그치는 법이 드물다. 산책을 해도 땅을 느끼고, 주변을 둘러보고 대화를 나누며 기분 전환을 위한 걸음이 된다. 목이 마르면 속도를 늦춘 걸음에 맞춰 물을 들이켜고, 배가 고프면 샌드위치를 먹으며 걷기도 한다. 찬 바람 속이라면, take-out 커피 한 잔도 고마운 친구가 되는 움직임이다.
"달리다"는 움직임은 無로 나아가는 일이다. 일어나는 생각들은 엉킨 거미줄을 쳐내는 막대같은 '달리기'에 깨끗이 사라진다. 걷는 움직임이 땅과 주변을 돌아보고 느끼게 한다면, 달리기는 공기와 나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있게" 한다. 텅 비어 있는 공기를 가르며 아무것도 가로 막는 것이 없음에, 달리고 있는 자신만을 느끼게 된다. 달리기는 일련의 동작에 모든 감각과 신경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근육과 그것들을 제어하는 신경과 뇌는 두 다리가 내딛는 순서를 리듬감 있게 정해줄 것이며, 두 팔도 무척이나 균형감있도록 흔들게 만들어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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