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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물농장 | 조지 오웰
    문학 2012. 12. 24. 23:54




    동물농장

    저자
    조지 오웰 지음
    출판사
    민음사 | 2009-01-07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영국 작가의 세계적인 장편소설. 인간에게 착취 당하던 동물들이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어린왕자』, 『상실의 시대』, 『삼국지연의』. 내게 특별한 책들이다. 공통점은 어릴 적에 한 번 읽고, 커서 한 번 이상 다시 읽은 책이란 것. 읽을 때마다 새로움을 주는 글이다. 아무래도 여기에 한 권 더 넣어야겠다.
     
      『동물농장』은 중학생 때 읽었다. 어려서, 그리고 알지못해서 재밌는 동물들의 이야기로 이해했다. 10년이 지나 다시 읽은 이야기가 나를 쳤다. 노숙이 여몽을 만났던 걸까, 여몽이 노숙을 만났던 걸까. 괄목상대한 오늘.
     
      <메이너>농장 주인인 존즈씨가 술을 마시고 취해서─닭장 문을 걸어 잠그는 걸 잊을만큼─ 잠이드는 장면으로 시작하는 이야기. 위대한 돼지가 꿈에서 깨어나 혁명의 노래를 가르쳐주는 이야기. 동물들이 예측하지 못한 혁명으로 인간을 쫓고, 농장을 차지하는 이야기. 똘똘한 돼지가 농장을 지배하는 이야기. 이 이야기들은 이제 상식처럼 인용된다.
     
      책은 읽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 역사와 사회에 기대어 읽을까, 끝없는 시간의 흐름을 타며 읽을까. 독자는 어느 쪽을 선택해도 된다. 오늘 이 책을 읽은 독자─나─는 둘 사이에 걸터앉았다. 1940년 전후의 러시아 이야기를 떠올리기도 했고, 오늘을 떠올리기도 했다. 이솝우화나 탈무드 읽을 때처럼, 마냥 읽기도 했다. 옮긴이─도정일 교수─의 말을 빌면, 나는 "풍자-우화" 사이에서 줄타기를 놀았다.
     
      50년이 묵은 이 작품은, 이제 '풍자'의 언덕에서 '우화'의 언덕으로 가고 있다. 역사를 기억하고, 신문을 들춰내고, 다큐멘터리를 볼 때엔 '풍자'의 언덕에서 이 이야기를 볼테지만, 또랑또랑 맑은 눈을 지닌 새로운 세대가 이 책을 접하면, '우화'의 언덕에서 보게 될테다. 아직 한 세기가 지나지 않은 과거의 일이라, 나는 줄타기를 했다. 어떤 언덕에 서서 이야기를 읽을까하는 선택은 우리에게 있다.
     
      우유와 사과를 빼돌리는 돼지들, 그들을 인정한 동물들로부터, "동물 공화국"은 붕괴하기 시작한다.
     
      "동무들, 여러분은 설마 우리 돼지들이 저들끼리만 잘먹고 잘살기 위해서, 또는 무슨 특권을 행사하기 위해서 그러는 것이라 생각하진 않겠지요? 사실은 우유, 사과를 싫어하는 돼지들도 많아요. 나도 싫어합니다. 그런데도 돼지들이 우유와 사과를 가져가는 것은 건강 유지를 위해서입니다. 우유와 사과에는 돼지 건강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물질들이 포함되어 있어요. 동무들, 이건 과학적으로 밝혀진 일입니다." -pp.35
     
      달변 돼지 스퀼러가 말했다. 돼지들이 우유와 사과를 독식하려 하자, 동물들은 수군거렸지만, 스퀼러의 이야기에 "그런가 보다"고 넘어갔다. "<여러분의> 이익을 위해서 일하는 돼지들"이 아프게 되면, "존즈가 다시 온다"고 위협하는 스퀼러의 이야기에, 동물들은 우유와 사과를 모두 돼지의 몫으로 인정하고 합의한다. 대단한 스퀼러였다. "멋진 어법"을 써서 동물들을 속이고, "과학적 권위"를 들어가며 속이고, "존즈가 온다"고 겁주는 모습은 정말 대단했다.
     
      조지 오웰은 스스로 <민주적 사회주의자>라고 밝혔다. 그가 비판한 소비에트는 사회주의·공산주의 사회가 아니었다. 실패한 혁명으로 주인만 바뀐 "동물농장"에 불과했다. 우유와 사과로부터 진화하기 시작한 돼지의 걸음은, 두 발 걸음까지 가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조지 오웰은 실패한 혁명을 꾸짖었다. 침묵하는 지식인, 맹목적으로 따르는 대중에게 전체주의를 경고했다.
     
      오늘은 조지 오웰에게 모토를 배워간다.
     
    <책에서>
     
      "돼지들은 직접 일은 하지 않는 대신 다른 동물들을 감독하고 지휘했다. 아는 게 많았기 때문에 돼지들이 지도 역할을 맡는다는 건 아주 자연스런 일이었다."- pp.28
    >> 차이를 인정하고, 책임을 넘기는 것부터 차별이 생기기 시작하지 않을까.
     
      "최근 양들은 『네 발은 좋고 두 발은 나쁘다』를 시도 때도 없이 외쳐대곤 했는데 <회의> 도중에도 그걸 외치는 통에 회의가 자주 중단되기도 했다." pp.46
    >> 프로파간다가 떠오른 부분.
     
      "그럼 그렇겠지, 동물들은 자기들이 잘못 알고 있었다는 사실에 안도했다."-pp.60
    >> 자유로부터 도피(?)
     
      "그는 <감축>이란 말은 절대로 쓰는 법이 없고 언제나 <재조정>이라 말했다"-pp.98
    >> 지식인과 전문가들의 완곡어법
     
      "돼지 하나가 두 발로 서서 걷고 있었다." -pp.116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다른 동물들보다 더 평등하다."-pp.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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