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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벌루션 NO.3 | 가네시로 가즈키문학 2012. 12. 24. 23:19오호라. 그대는 나는 가슴에 급작스레 들이 차올랐소. 강렬한 "짝궁"─알갱이가 담겨있던 포도맛&체리맛의 과자─톤의 티셔를 입고 있는 푸르딩딩한 좀비여. 무한한 안정감을 느끼게 하는 삼각형의 뻘건 코. 그리고 그것에 뚫린 두 개의 터널. 한 터널에서 삐져 나와 슬그머니 흐르고 있는 코피. 그것을 보고, 난 이렇게 생각핬지. "살아있군." 가네시로 가즈키. 꽤 진작부터 알고 있던 작자였으나, 그와의 인연은 2006년 7월이 끝나갈 즘부터 시작될 운명이었나.어느 책을 들고 가야, 제주의 고단한 일정을 버틸 수 있을까 생각하던 차에 들고 떠난 녀석이 이 녀석. 5박 6일 동안, 오로지 이 책만 봐야했기에 아껴보고 아껴봤다. 김포공항으로 가던 중에 다른 사람이 이 책의 표지를 힐끔힐끔 쳐다보는 시선을 느끼기도 했고. 이제 각설.3류 고교생. 학력-학벌 사회의 패배자이자 쓰레기라고 구분 당하고 있는 그들. 그런 그들은 살아있지만, 이미 죽어있는 존재였다. 언제나 그렇듯이 어느 위치에서 보는가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생각의 관점이고, 세상의 존재들이리라. 일본이라는 학벌 사회에서는 이미, 쓸모 없는 인간으로 낙인이 찍히고, "좀비, 아메바"라고 불리는 그들이었으나. 단세포는 질기다. 좀비는 죽여도 죽지 않는다. 47명의 "더 좀비스"는 살아간다.더 좀비스의 주축이 되는 사건은, 옆에 위치해 있는 엘리트 여고 축제에 들어가서 짝짓기하는 것이 주된 것이었다. 공부 못하는 자신들과, 공부를 잘하는 여자가 결합해서 유전자를 섞게 되면, "레벌루션"이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결과랄까.많은 소개가 필요없는 소설이라. 내 말을 줄이는 것이 좀 더 나은 서평이 될 거라 생각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이교도들의 춤'. 힘 없는 존재들이 자신이 살아 있음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는 끝까지 춤추는 방법 밖에는 없으려나.나도 춤추러 간다.제대로 비꼬는 부분들, 인상 깊었던 부분들."클리포드 브라운은 스물다섯 살에 죽었지. 소울(Soul)이 너무 강했던 거야. 소울이 강한 인간은 신의 레이더에 걸리기 쉽거든. 신은 그런 인간을 곁에 두고 싶어하니까 말이야. 그래서 소울이 너무 강한 인간들은 하나같이 젊은 나이에 일찌감치 하늘나라로 가버린다니까." pp.107"제군, 중국 최고의 병법서 『손자병법』에는 다음과 같은 전술이 실려 있다."모두가 숨을 삼켰다. 나는 이어 말했다."신속하기는 조루처럼!" pp.134그 소문의 진위 여부는 분명하지 않지만 전화를 발명한 당사자인 영국의 음성생리학자는 전화를 극단적으로 싫어했다고 한다. 이유는 단순했다. 시끄럽기 때문이었다. pp.160"인간은 무기로 몸을 보호하고 옷을 입고 사회를 조직함으로써 인간을 외적으로 위협하는 기아와 추위, 그리고 거대한 포식류에게 사로잡히는 위험을 간신히 모면했다. 이 같은 위험이 더 이상 인간을 도태시키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게 된 결과, 종의 내부에서 오히려 바람직하지 못한 도태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pp.210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춤추는 거야." pp.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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