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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3 | 노암 촘스키비문학 2012. 12. 24. 18:14휴~ 촘선생과의 짧지 않은 대화가 일단락되었다. 세상의 물음에 답하던 책은 세 번째에 와서 마무리된다. 1권에서는 권력이 여론을 조작하고 선전하는 방식을 얘기했고, 2권에 와서는 권력이 세상을 지배하는 방식에 대해 읊조렸던 촘선생. 사기꾼 집단에 대해 제대로 까발리며, "내 마음 속의 구론산바몬드"가 되어주었던 촘선생이, 3권에 와서는 민중이 권력에 어떻게 저항하는지 여전히 같은 말투로 이야기한다.세 권 모두 동일한 쪽에 실려 있는 동일한 내용의 옮긴이 서문. 그 식상할 것 같은 종이 위에 큰 글자체로 공짱구─孔子─의 말을 들이대고 있었다. 세 권을 모두 책날개부터 펴는 습관때문인지 모르겠으나, 그 문장을 세 번 봤다. 그런데도 날로 새로웠다. 그 문장을 옮기자면,"간절히 질문하고 가까운 사례를 가지고 깊이 생각해 나간다면,인仁이 그 안에 있느니라."『논어』「자장편」이라는 내용이었다. 다사로운 햇살에 겨우내 꽝꽝 얼어있던 냇물이 "쩍!"하고 갈라질 정도의 충격이라는 느낌이 이런 것일까. 지금껏. 3주 동안 함께했던 촘선생의 씨부림은 공짱구의 저 한마디로 정리 끝.세 번째 책에서는 이런 내용들을 얘기한다. 민중의 투쟁 방식과 의미, 시민운동의 새로운 방법, 앞으로의 전망을 큰 범주로 묶고, 세세한 내용들은 지금껏 그래왔듯이 여지없는 촘선생의 각개격파 까발림.먼저 좌절로 시작한다. 권력은 민중과 언제나 등진 상태로 달려간다. 이 부분에 대한 촘선생의 얘기를 들어보면, 가슴이 철렁한다. [먼저 권력은 되돌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민중은 권력을 잡아본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요. …… 어떤 승리를 쟁취하면 우리가 예전에 목격하지 못했던 또 다른 형태의 권위와 억압을 발견하게 되고, 계속하여 그것을 해체하기 위해 싸워야 한다는 것입니다.] 무어라! 버럭 성질부리며 반박할 자료를 떠올려 봤지만, 결국엔 한숨만 쉬고 말았다. 촘선생은 역시나, 또 사례를 들어서 얘기했다.촘선생의 말을 따라가면, 자유의 두 가지 측면과 대면하게 된다. 적극적 자유와, 소극적 자유. 어떤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자유─적극적 자유─와, 어떤 일을 하지 못하도록 막지 않는 자유─소극적 자유─의 두 측면을 얘기를 하며 언론과 법, 그리고 텔레비전에 대해 말했다. 특히, 대학 강단에서 강의하는 사람들에 대해 얘기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시간은 지식을 배우고자 하는 학생과 지식을 전수해야 하는 교수자는 일종의 "전공에 관련된 지식거래 계약"으로 맺어진 관계라고 말한 내용이 꽤 많은 환기를 시켰다. 강정구 교수도 떠올랐고, '늙은 여우'라며 친구들과 함께 뒤에서 욕지거리를 신나게 해댔던 강사도 떠올랐다. 딴 소리는 적절히 해야지.또 다른 사례로는 1940년의 '스미스법'이란 것을 들었다. [사회질서를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어떤 구체적 행동을 하지 않고 머리 속으로 그런 생각만 하는─그룹에 참여하는 것도 불법이었습니다]라고 촘선생은 말했다. 다시금 섬뜩. 대한민국이 이런 상황에서 벗어난지 얼마나 되었는가 돌이켜 보면, 온 몸의 털들이 고슴도치처럼 바싹 일어선다. 최인훈의 「Grey 구락부 전말기」가 떠오르는 이야기였다.한참을 다시 넘기다 보면, 촘선생이 캐나다와 중국, 그리고 북한에 관해 말하는 내용이 나온다. 캐나다의 언론 상황과, 중국의 지금─동남 해안 지역이 아닌 중국 전역─을 얘기하며 대기업이 정부의 머리끄댕이를 잡고 이리 흔들, 저리 흔들대는 장면을 설명하고 있다. 상당히 흥미로운 부분이었지만, 그보다 눈길을 사로잡은 내용은 [핵 확산과 북한 그리고 "두려움의 기억"]이란 작은 제목이었다. 세인이 말하는 강대국이란 것들의 위선과 모순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그들이 진정 핵 확산을 막고 싶다면, 그들이 가진 핵무기를 왜 폐기하지 않는지. 이 상황에서 북한은 "우리 북한이 보기에 엉뚱한 나라들도 다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데 우리라고 보유하지 못할 게 무엇인가?"라며 말하고 있는게 아닌가라고 촘선생이 추측했다. 내 생각도 일치.촘선생을 찍은 다큐멘터리 영화(미주★)가 있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은 촘선생이 강연하는 그 영화를 보고는, "어떻게 하면 당신의 운동에 참여할 수 있습니까?"라는 편지를 보내왔다고 한다. '대중매체'라는 고것이 갖는 내재적 한계 때문에, 그 같은 강연을 조직하고,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지 못한다는 점을 찝어낸다. 촘선생은 강연을 하는 연사는 "연사"일 뿐이지, "리더"는 아니라고 단정했다. 끄덕끄덕. 언론에서는 지도자와 위인을 따르라며 그들의 이미지를 뻥튀기 기계 속에 넣고 줄기차게 돌려댄다. 그래서일까, 위인을 꿈꾸고 우리를 이끌어 줄 지도자를 애타게 갈구하는 것이 그 때문일지.권력이 부패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들을 끌어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이며, 민중들이 불만을 품고 여기저기서 궁시렁거리는 그 출발이 되기 때문이다. 프랑스 시민혁명도 그렇게 시작했고, 미국의 노예해방도 같은 사다리를 따라 올라갔다.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미주●)의 폐지도 같은 동앗줄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촘선생이 세 권에 걸쳐서 얘기한 것, 아니 이전에 쓰고 인터뷰했던 내용, 그리고 앞으로도 계속할 내용은, 아래의 대화를 통해서 쉽게 예측할 수 있을테다.Man "매일 좌절하면서, 왜 민중 운동을 합니까?"- 음, 자기 반성은 어려운 일이지만 내가 그것에 대해 자기 반성하는 관점에서 볼 때, 거기에는 두 가지 선택이 있습니다. 한 가지 선택은 최악을 가정하고 그런 일이 일어날 거라고 확신하는 것입니다. 또 다른 선택은 변화에 대한 희망이 있다고 가정하고 그러한 변화를 조금이라도 앞당기기 위하여 도움을 주는 것입니다.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리라 장담하는 것과 상황이 개선될 가능성을 받아들이는 것. 양심적인 사람은 후자를 택할 겁니다.<pp.201-202 요약, 재정리>★ 1992년 제작. 「여론의 조작: 노암 촘스키와 대중매체」, 캐나다에서 제작 됨. 32개국 이상에서 상영되었고, 촘스키는 감독들과 협력했고 그들을 무척 좋아했지만 그는 영화를 보지 않았다. -편집자 주. 이 책, pp.130쪽 재인용.● 아프리카 공화국의 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과 제도.
http://100.naver.com/100.nhn?docid=106067 <자세한 내용은 네이버 백과사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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