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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1 |노암 촘스키
    비문학 2012. 12. 24. 18:00




    촘스키 세상의 물음에 답하다. 1: 권력이 여론을 조작하는 방식에 관하여

    저자
    노암 촘스키 지음
    출판사
    시대의창 | 2005-12-16 출간
    카테고리
    정치/사회
    책소개
    촘스키가 10년 동안의 간담회, 연설회, 세미나 등을 통해 '세...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이 책은 MIT 언어 철학과 교수 노암 촘스키가 주말에 있었던 10년간의 공개 토론회 내용을 정리해 둔 책입니다. 원서는 한 권으로 출판되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세 권으로 분할 출판되었지요. 나는 이 부분에 내심 안도감을 느낍니다. 이 책. 대담 형식이었지만, 정말 책장 안넘어갔거든요. 때로는 성현의 말씀을 구하는 것 같은 태도의, 때로는 촘선생에게 린치를 먹이려는 의도의 질문이 나오고, 촘선생은 기대에 어긋남 없이 카운터를 작렬시켰던 이 책.

     

      한국판에서는 Chapter 네 개를 단위로 한 권씩 묶었고, 방금 막 덮은 1권의 내용은 커다란 네 가지 주제를 놓고 대담을 진행해 나갑니다. 각 큰 제목들은 다시 3개의 중간 범주로 나뉘어서 좀 더 응집력 있는 상상력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1. 권력의 '진실'과 여론조작을 말하다

    2. '점점 더 가난해지는 세계'를 말하다

    3. 미국의 신新제국주의를 말하다

    4. 갈등과 화해, 전쟁과 평화를 말하다

     

      촘선생은 깡패국가로 미국을 지목합니다. 그리고 그 미국이란 국가의 엘리트들은 거대 다국적 기업들과 손잡고,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를 '모矛와 순盾'으로 삼아서 세계질서 유지-'삥뜯기'-를 해오고 있다-고 말합니다.. 이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촘선생이 까발리는 실상을 눈으로 추적하면서, 왼쪽 관자놀이의 핏줄이 요동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정부 비밀은 대부분 국가 안보하고 상관이 없고,

    국민들에게 사태의 진행 상황을 알려주지 말자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닙니다."

     

    "언론에서 "좌파" 의견 혹은 "우파" 의견이라고 불리는 것은

    논의의 스펙트럼에서 극히 일부분을 차지할 뿐입니다."

     

    "언론(미디어)은 특혜층의 엘리트 구독자들을

    다른 기업들에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촘선생의 언론에 대한 논지를 요약하면, 언론은 여론의 부분집합에 지나지 않고, 언론 역시 자신들의 밥줄인 초거대 기업이 쥐고 있는 개목걸이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악할만한, 그동안 의혹을 품고 있었던 부분에 대한 설명을 제시하고 있었습니다.

     

      국가, 특히 미국은 국민들로부터 거둔 세금의 엄청난 비율을 군사비에 지출합니다. 안보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어용언론을-거의 모든-통해서 선전하고, 스텔스 전투기 개발에 동의를 이끌어냅니다. 그러나 촘선생이 까발리는 그것들-정부-의 실체는 '하이테크 개발 지원'이었습니다. 궁금하시겠지요? 나도 궁금했습니다. 하이테크 산업을 지원하는데 왜 군사비 지출이라는 우회로를 거치는 것일까.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 아닌가? 촘선생은 나의 지적을 옳다고 하며, 이렇게 말합니다.

     

      "...사회적 지출이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높인다는 것입니다. 정책 결정에 민중의 참여 가능성이 높아지게 된다는 거지요. 예를 들어 정부가 학교, 병원, 도로를 짓는 데 직접 지원한다면 시민들은 관심을 갖고 한두 마디 하고 싶어질 겁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시민의 생활과 관련이 있고, 직접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반면, 정부가 '우린 스텔스 폭격기를 제작할 거야'라고 말하면, 시민들은 관심이 없어집니다. 권력자들은 민중이 계획 단계에 참여하는 것을 차단하고 싶어합니다..."

     

      이런 군사적 제도를 완전 해체하려면, 사회의 진정한 민주화가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기업인 사람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체제가 제도적으로 기업의 지배와 수익 구조를 유지하고 있는 게 나쁘다"고 촘선생은 조용히 말을 맺고 있었습니다.

     

      다른 주제로 넘어가면 교육과 산업에 관련된 이야기를 합니다. 19세기에 처음 도입된 일반 대중을 '위한' 교육은 산업에 필요한 노동자를 육성하기 위한 것이었음은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진실이지요. 그.런.데. 21세기 오늘의 대한민국 교육은 어떤가요? 19세기 당시 상황과 다른 것이 있는지 도저히 알지 못하겠습니다. 아니, 오히려 상황은 더욱 안좋아졌습니다. 이 사태에도 역시나, 민간 산업체가 한 몫을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또 다른 주제로 눈을 돌렸더니 어찌된 일인지 우리나라 정치판의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촘선생이 또 말합니다. "만약 어떤 인물이 신문에 이름이 자주 난다면 그는 영웅이라기보다 반反영웅일 가능성이 많습니다. 어떤 사람이 당신의 지도자가 되겠다고 나서면 '나, 저 친구 말 더 이상 듣고 싶지 않아' '난 저 사람 따라가고 싶지 않아'라고 해야합니다. 경험 법칙인데 거의 틀린 적이 없었습니다." 나도 그랬습니다.

     

      사람들은 정말 잘 세뇌되어 있습니다. 나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빨갱이라면 그 고상한 목소리로 "때려 죽여야 할 놈"들이라는 인간음성이 나오니까요. 대중들은 모르기 때문에 두려워합니다. 선진국의 전문가라는 사람이 나와서 말하면 한 수 접고 들어가서, "네, 네", "아~ 아~"라고 말할 준비를 시작합니다. 상식적인 것에 대해서 말하는 데 전문적인 내용이 뭐가 있겠습니까. 촘선생의 말대로 그것은 "민중을 주변화하려는(소외시키려는) 술수"입니다.

     

      쓰다보니 서평의 성격을 벗어난 느낌입니다. 하지만 그대로 두렵니다. 이 책이 나를 흔들어 둔 충격 때문에 정갈하게 다듬을 수 없었습니다. 내가 쓴 글보다 훨씬 더 많은 진실을 촘선생은 말하고 있습니다. 이 글을 맺으면서, 내 눈은 떨리는 시선으로 2권을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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