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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시간표 | 오카다 준문학 2012. 2. 3. 09:02
- 신기한 시간표
- 국내도서>아동
- 저자 : 오카다 준 / 박종진역
- 출판 : 보림 2004.02.23
학교는 신기한 장소입니다. 아이들은 학교에 다니기 전에는 환상을 갖고, 학교에 다니면서부터는 하루의 대부분을 그곳에서 보냅니다. 내가 다니던 초등학교에서는 이런 소문들이 종종 돌았습니다. “‘책 읽는 남매 동상’이 밤 12시가 되면 움직인대!”라던가, “홍콩 할매 귀신이 우리 학교에 있어!”라던가 하는 무서운 소문들이 있었습니다. 그때를 떠올려보면 참 이상합니다. 아이들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무서운 소문들을 즐겼던 느낌입니다.
이 책은 어린이들이 좋아할 이야기들로 가득합니다. 안타깝게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읽히고 싶은” 내용은 별로 없습니다. 아침부터 하루까지 학교에서 벌어지는 환상적인 이야기가 가득합니다. 말하는 금붕어와 아침 인사를 나누며 등교하고, 같은 색을 밝고 다니는 고양이의 도움을 받고, 귀여운 지우개 도마뱀 이야기 따위만 담겨있습니다.
그렇지만 즐겁습니다. 권선징악이나 아름답고 고운 이야기들만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아닙니다. 재밌는 환상도 필요합니다. 환상은 금기를 해소할 수 있게 하고, 꿈을 꿀 수 있는 힘을 길러줍니다.
<신기한 시간표>는 환상 동화입니다. 시간표에 따라 하루하루를 보내는 아이들은 꿈을 잃어갑니다. 학교에 학원에 과외에. 아직 아이들은 꿈꿀 권리가 있습니다. 20년 후의 미래를 위해서 지금 누릴 수 있는 환상의 세계를 버리게 하는 건, 어른들의 욕심인지도 모릅니다. 오카다 준은 문을 만들어 뒀습니다. “시간표”라는 환상의 세계로 트인 문을 열어두고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들에게 참 좋은 동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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