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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문학 2012. 12. 25. 00:18




    용의자 X의 헌신

    저자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출판사
    현대문학 | 2006-08-10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정교한 살인수식에 도전하는 천재 물리학자의 집요한 추적이 시작된...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오랜만에 말랑한 이야기였다. 추리 소설을 많이 읽지도 않았고, 그 분야에는 많은 관심도 없었다. 김전일-코난 류의 만화를 통해, 주인공 주변 인물들이 하나둘씩 죽어 나가면서 진범을 밝히는 방식에 익숙했기도 했다. 이 이야기는 달랐다. 아무리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형식에 약간의 변화가 생기면, 감칠맛이 나는 게 사실이다. 나는 화학 조미료를 좋아하지 않는다. 너무 직접적인 조미료 맛이 나서 싫다. 처음 화장실에서 이 책을 읽어 가면서 MSG같은 맛을 느꼈다. 그래도 다치바나 선생의 글에서 하나 배운 것을 실천으로 옮기기 위해─끝까지 읽기로 마음 먹었고, 오늘도 선입관은 좋지 않다는 걸 다시 깨닫게 된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을 얼마나 사랑할 수 있을까. 만일, 사랑의 깊이를 잴 수 있는 줄자가 있다면 일단, 내 사랑의 깊이부터 재어보고 싶다. 그리고는, 이 책의 한 남자 ─달마 이시가미─의 사랑을 가늠해 보고싶다. 이제와서 다시 보니, 제목을 참 잘 붙인 느낌이다. 헌신(獻身)이다. 정말로, 몸을 바쳐 사랑한 사람. 내 평생 그런 사랑이 가능할 지는 모르겠지만, 책을 덮으면서 또 다른 사랑의 모습에 또 지병이 도졌다. "울컥"하고는.
     
      약간 거슬리는 부분이 있다면, 어색한 번역 또는, 편집 또는 교정이다. 이 책의 번역을 읽고나서, 정말 양억관 씨가 직접 맡으셨는지 의심했다. 일본어를 직역한 듯한 느낌이 강했고, 조사처리의 어색함도 심심찮게 보였다. 일본어 조사 "~に, ~を, ~は"와 국어 조사 "~에서(에), ~을/를, ~은/는"은 문장에서 비슷한 기능을 한다. 하지만 완전히 같지는 않다. 일본어 문장에서는 가끔 우리말 주격조사 "~이/가"에 해당하는 "~が"가 목적격 조사로 기능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읽어 봤던 양억관 씨의 번역물들은 매끄러운 번역에 많은 감탄을 했었는데, 이번에는 약간 실망이다. 혹시, 요즘 드디어 터진 "정지영-마시멜로 이야기" 사건과 비슷한 것은 아닌지, 아니면 워낙 바빠서 대충했는지 나로서는 알 길이 없다.
     
      추리 소설에 스포일러는 좋지 않을 것 같아 내용에 대한 이야기는 뺐지만, 꽤 재밌는 책이다.
     
     
    <책에서>
     
      이 에상에는 쓸모없는 톱니바퀴는 없고, 그 사용법을 정하는 것은 톱니바퀴 자신뿐이라고. 톱니바퀴가 무엇을 말하는 건지 지금은 자네도 알 거야. -pp..377
     
      은혜를 갚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모녀는 생뚱맞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다. 사람은 때로 튼실하게 살아가는 것 자체로 다른 사람을 구원해줄 수 있는 것이다. -pp.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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