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인석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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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로 몸과 마음 화해시키기無序錄 2012. 10. 17. 11:05
심한 바람이 창문을 친다. 그 소리가 설핏 멍해진 나를 깨웠다. '커피를 마셔야겠다.' 커피콩이 파사삭 으깨지며 갈리는 소리가 머릿속에 맴돌았다. 책상 앞에서 보던 책을 물리고 일어났다. 요 며칠 동안 붙들고 씨름 중인 는 좀처럼 쉽게 넘어가지 않는다. 하나의 글자에 뭉쳐진 여러 뜻을 해부하듯 풀어가는 일은 재미있지만, 한 순간에 확 질리는 맛이 있다. 게다가 나는 오늘 내일 일도 잘 모르겠는데, 석가모니의 일은 아승기겁을 말하고 있었다. 아무래도 두 발이 공중에 붕 떠있는 듯한 내용이라 그랬을까. 현실은 괴로운데 마음만 봄을 타는 것 같아 괴로움이 더했다. 설상가상, 현실과 이상의 충돌은 '나'라는 존재에서도 생겨났다. 최근 '버스커버스커'의 노래 때문에 마음은 제대로 4월을 타고 둥실거리기 시작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