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토막글로 기워 만든 조각보 no.2
    無序錄 2012. 10. 21. 01:07

      글을 쓰고 싶은데 잘 써지지 않는 건 고문이다. 갑자기 손끝에 신내림이 올 때도 있지만, 대부분의 글쓰기는 노동에 가까웠다. 이백의 콧노래가 아닌, 두보의 탄식에 가깝다. 여전히 읽고 쓰는 일을 계속하고 있지만, 예전만큼 쓰기에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삶에서 자극을 받기란 쉽지 않다. 눈 뜨면 문법과 문학, 교육학을 보는 상황에서 주어지는 자극이란, 그저 옛날 사람들과의 대화 뿐이다. 그리고 장마 덕분에 쉬지 않고 변하는 날씨 정도.


    2012. 7. 11

    208년 삼국지의 적벽대전은 사실과 역사로 남았다.
    880년 경 신라의 '처용'은 전설로 남았다.
    같은 시간에 살더라도 인식의 차이가 있다면 다른 세계에 있는 것과 같다.

    2012. 7. 13
    웨딩드레스를 입은 아내는 생크림으로 빚은 인형처럼 싱그럽고 사뿐한 모습이었다.
    박완서 <그 여자네 집>을 보다가, 상황 탓으로 인연이 어그러지지 않았다는 것에 감사했다.

    2012. 7. 18
    연호(年號)라는 건 과거를 범주화해서 정리하는 데 탁월한 도구인 것 같다.
    얼마 전에 읽었던 한 글귀가 갑자기 생각났다.
    "격동의 쇼와(昭和)". 1926~1989년.
    단숨에 60년을 깔끔하게 갈무리해버리는 느낌이 든다.
    여전히 격동이긴 하지만.

    2012. 7. 19
    시집은 생명을 한아름씩 안고 있다.

    태풍은 잿빛 캔버스에 블루 사파이어 한 잔을 쏟아놓고, 도망치듯 사라졌다.
    카눈, 이 녀석도 우중충한 내 마음이 보기 싫었던 겐지...
    어둑한 내 마음에 칵테일 한 잔 옴팡지게 맞은 기분. (7호 태풍 소멸)

    댓글

cpoem_정원사_책들이 있는 정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