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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생애주기별 의사소통기술 습득과정無序錄 2012. 10. 14. 02:04
사람은 본능적으로 자기 욕구를 표현하고 싶어한다. 그래서 보통 쉽게 여기는 '듣기'는 힘들여 배워야 하는 기술이다. 친구들과 왁자지껄 대화를 하다가 문득 공허해지는 것을 느낀다. 아마도 그 이유는 각자 듣기보다 말하기를 우선하기 때문일 것이다. 말은 많이 했지만 공감대를 이루지 못하면, 계속 먹어도 항상 배고픈 아귀처럼 말만 고파진다.
주변을 둘러보면, 대체로 사람들에게 믿음을 주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사람은 '경청하는 사람'이다. 얼마나 듣기를 잘하느냐에 따라 사람이 달라보인다. '어른스러운 아이'에서부터 '어른다운 어른'을 넘어, '어르신'까지.
그러다가 부처님과 수제자 가섭의 경지에 이르게 되면, 말이 필요없음을 깨닫게 되는 듯싶다. 그저 조용히 꽃 한 송이만 들어 보이는 것으로, 서로가 그 의미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경지. 아주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노부부에게서 이따금 보이는 그런 의사소통의 기술에 닿기까지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경험을 해야할까. 그리고 우리는 얼마나 서로 다투고 오해하며 살아가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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