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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호, 상징, 신화 | 뤽 브노아
    비문학 2012. 12. 25. 00:42




    기호, 상징, 신화

    저자
    뤽 브노아 지음
    출판사
    경북대학교출판부 | 2006-02-25 출간
    카테고리
    인문
    책소개
    기호와 상징과 신화의 개념을 하나의 주제로 묶어 살펴보는 책. ...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기호와 상징, 그리고 신화는 신기한 도구다. 특히 글로 먹고 사는 사람들에게는 궁극의 밥벌이 도구다. 세상은 기호와 상징으로 가득하다. 우리는 한 순간도 기호와 상징으로부터 떨어져 있지 않다. 서로의 표현 욕구들은 언어 기호로 끝없이 펼쳐진다. 차를 타며 마주치는 횡단보도도 기호이고, 신호등도 탁월한 기호체계를 갖는다. 상상력과 문학이 결합되어 시간으로 다져진 신화는 세상을 읽는 가멸찬 도구가 되었다.


      이 책은 굉장히 얇은 문고판이다. 부록을 제외하면 맺음말은 123쪽에서 끝난다. 군더더기 없는 상징으로 가득한 이 책의 무게는 123쪽의 물리적인 겸손과 동떨어져 있었다. 하늘을 꿈꾸던 나무들에게 이 책은 미안해하지 않아도 되리라 믿는다.


    # 1. 기호와 몸짓 이론 : 원근법


      사람들의 모든 기호와 상징은 3차원을 벗어나지 못한다. 해리포터도, 반지의 제왕의 세계도 인간이 살고 있는 3차원을 넘지 못한다. 인간의 감각은 원근법의 원리를 따른다. 이 책의 구조도 원근법의 구도를 철저히 따라간다. 감각에서 시작해서 차차 노래로, 언어로 이어지며, 상징의 단계로 나아간다.


    “가장 분명한 세 가지 감각인 촉각, 미각, 후각은 보통 매우 가까이 있는 대상에 잘 발휘된다. 이보다 지적인 두 개의 다른 감각인 청각과 시각은 일반적으로 손이 닿지 않을 정도로 떨어져 있는 것들에 관한 정보를 우리에게 알려준다.”-p.2


      한 사람이 서있는 공간은 그 자체로 기호의 공간이 된다. 오감은 정보를 수용해서, 개인적인 인식의 틀을 거치면서 기호화된 정보로 기억한다. 기억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받아들인 정보를 다시 반복할 수 있는 것에 한해서 가능하며, 기호화되어 사라진 미세한 정보들의 차이로 완벽하게 동질적인 것은 없게 되어버리는 것인지도 모른다.


    # 2. 상징세계 : 3차원의 공간


      상징은 두 가지의 상반된 이미지를 갖는다. “불”은 파괴와 창조를 동시에 상징하고, 감정과 이성을 가리키기도 한다. “물”은 죽음과 생명을 동시에 상징한다. 서로 다른 두 가지 이미지는 탄생의 전조를 나타낸다.


      상징세계를 다룬 2장에서는 가치와 공간에 대해 말한다. 하늘의 속성에서부터 시작한 상징은, 지상을 거쳐 지하의 세계까지 이른다. 이 부분은 이 책의 가장 재미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부록>에 실린 36가지로 분류한 행동방향과 그 상징적 의미로 분류한 프랑스어 동사에 대한 내용은 상당히 문학적이었다.


    # 3. 제의와 신화 : 일상적 행위


      “고대의 여명기에는 세속의 영역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그래서 세속적 행위와 신성한 제의 사이에 차이가 없었다.” -p.99


      모든 제의는 일상적인 행위가 굳어진 몸짓들이었다. 연장자에게 고개를 숙여 인사를 한다든가, 모자를 벗어 경의를 표한다든가 하는 몸짓들은 모두 제의의 일종이다. 여행과 순례는 아직까지 그 원형의 의미를 담고 있다. 수련과정으로서의 여행과 순례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수긍한다.

     

      신화에 대한 이야기는 레비스트로스가 정의한 다음의 한 마디로 거칠게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든 차원에 공통된 잠재적 논리 구조”이다. -p.107


      얇은 책이지만, 가볍게 볼 책은 아니었다. 미셸 트루니에의 <생각의 거울>보다 원천에 가까운 정보를 담고 있었던 책이었다.



    <책에서>


    "감각에 속해 있지 않았던 지적인 것은 없다. 설사 그것이 지적인 것이 아닐지라도" 라이프니츠 -p.3


    우리로부터 멀어지는 모든 것을 축소시켜버리는 원근법은 우리의 자아중심주의가 주도하는 그 기분 좋은 지배를 강화시키는 일에 기여하고 있다. -p.10


    추상적 사고의 영역을 정복한 후에도 인간의 세계관은 삼차원의 공간이라는 뛰어넘을 수 없는 범위 내에서 형성된 손동작의 코드화에 매어있지 않을 수 없다. -p.12


    언어란 어떤 느낌과 그 느낌에 결부되는 음성의 어조에 의해 느낌과 상승하는 발화된 소리 사이에서 이루어진 우연한 일치가 인정되고 수용되어 태어났다. -p.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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