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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늙어버린 겨울無序錄 2011. 12. 31. 15:04
늙어버린 겨울의 존재를 드디어 하늘이 알아차렸다. 얼마나 지났는지 모를 지난 빙하기를 아직 잊지 못하고 있는 하늘은 어쩔 수 없는 어른인가 보다. 예전 그대로의 모습을 기억하다, 어느 순간 훌쩍 커버리거나 쇄락할 때에야 비로소 눈을 비벼 크로노스의 존재를 느끼는 것처럼. 차츰차츰 겨울의 생명은 사그라졌다. 1년에 한 차례 어김없이 가을이 던지는 칼에 맞아 가사상태에 빠지는 나무의 꿈은 겨울이 지켜줬다. 김치냉장고보다도 신선하고 서늘한 공기로 나무의 꿈을 꾸고 있는 씨앗을 지켜줬다. 나무의 꿈도 겨울의 생명이 사그라지는 만큼 줄어든다. 벌레를 키우는 계절의 생명력은 신선한 계절의 생명을 빨아먹고 눈을 비벼 볼만큼 커져버렸다. 여름, 이젠 크로노스의 손에서 낫을 빼앗아 들게 됐다. 서기 2007년 3월 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