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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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 새로운 준비를 위한 의식無序錄 2011. 12. 31. 15:33
아침에 출근하러 길을 나서면서 하늘을 쳐다봤다. 군에 들어오면서 시작한 하늘 쳐다보기는 어느새 습관이 되어 있었다.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여름의 태양도 이제 한풀 꺾였고, 언제오나 기다리던 가을이 코 앞까지 찾아 들어와 있었다. 부대전출 명령이 떨어졌다. 소위로 임관해서 이곳에 온지 2년. 동기들의 대부분과 대다수의 후배들은 소대장으로, 대대급 참모로 군생활을 정리할 참이다. 연대 교육장교직을 마무리 하고, 전역 준비를 하려던 순간에 다시 옮겨가라는 명령. 딱 두 가지가 떠올랐다. 여자친구와 커피. 미안했다. 마냥 남자친구 군에 있으니 기다리라는 쿨한 모습을 보이기에는 너무 미안했다. 며칠이나 머릿속이 하얗게 바랬다. 여자친구도 나도. 업무가 일찍 끝난 오전, 숟가락으로 삽질하듯 입으로 밥과 국을 밀..